‘실미도’가 천만 관객을 돌파 한 후 채 2년이 지나지 않아, ‘왕의 남자’가 다시 천만 관객을 오늘 돌파했다. 천만 관객이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 전 국민 중 네 명에 한 명꼴, 성인 중에서는 거의 두 명에 한 명꼴로 영화를 봐야 가능한 수치다.
영화 제작사 측은 산업적 파급 효과만 약 5000억원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대한민국에서 관객 천만이란 의미는 실로 대단 하다 할 수 있다. 아직까지 천만을 돌파한 영화가 두 편밖에 없는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지난 11일까지 1006만8989명의 관객을 동원해 '태극기 휘날리며'(1174만명)와 '실미도'(1108만)에 이어 ‘왕의 남자’는 역대 흥행 3위로 올라섰다.
‘왕의 남자’의 이같은 흥행 수치는 ‘실미도’나 ‘태극기 휘날리며’의 천만 관객과는 그 의미가 다르다 할 수 있다. ‘실미도’의 순 제작비가 82억원, ‘태극기 휘날리며’의 제작비가 147억원인데 반해 ‘왕의 남자’는 이들 제작비의 절반이 안 되는 40억원 가량의 돈으로 극장 수익만 300억원 이상을 벌어들였기 때문이다.
‘왕의 남자’는 초 특급의 스타 배우도 초 특급의 감독도 없이 오로지 영화의 힘으로, 스토리의 탄탄함으로 천만 관객을 불러 모은 것이다. 영화에서 천만의 의미는 게임에서 1천만 회원의 의미와 비슷하다 할 수 있다.
그런데 영화에서 천만의 의미는 뉴스거리로 폭발력을 가지는 반면 게임 회원 수 천만 돌파는 그다지 중요한 뉴스로 각광받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아직도 게임은 저급한 아이들이나 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기성세대들의 고정관념 때문이다.
최근 스포츠서울에서 관객수 1000만명을 돌파한 영화와 회원수 1000만명을 돌파한 게임 중 누가 더 알짜 이익을 맛보고 있을까? 라는 기사가 나온 적 있다. 그 기사에 따르면 당연 게임이 산업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업계에서 손꼽히는 대박 영화와 대박 게임을 통해 어느 쪽이 매력적인지 비교를 해보니 게임 산업이 대박이라는 사실이 알려졌다.
지난 연말 개봉해 13일 현재 전국관객수 천만명을 돌파하며 역대 국내 흥행순위 3위에 오른 영화 ‘왕의 남자’와 98년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8년째 국내 최고의 온라인게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리니지’의 투자 대비 수익, 그 결과는 다음과 같았다.
‘왕의 남자’(이준익 감독)는 한국영화 평균 순제작비 50억원에 조금 못미치는 44억원의 저예산으로 촬영됐다. 이는 감우성, 정진영, 이준기, 강성연 등 출연자들의 개런티와 촬영, 녹음 등에 필요한 자본금 등이 총 포함된 금액.
제작기간은 총 4개월로 지난해 6월 크랭크인 후 10월에 모든 촬영을 마쳤고, 12월29일 개봉했다. ‘왕의 남자’의 총 제작비용은 4개월동안 44억원.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의 ‘리니지’는 스타개발자 송재경 대표(XL게임즈)가 96년 아이네트에서 만들기 시작해 97년 3월 엔씨소프트에 합류하면서 2명의 개발자와 함께 완성한 게임으로 개발 3년만인 98년 9월 상용화서비스를 시작했다.
완성된 상품을 한번에 선보이는 영화와 달리 게임은 평균 6개월마다 한번씩 방대한 업데이트가 필수적이다. 현재 ‘리니지’의 개발인력은 약 50여명, 인건비가 90% 이상을 차지하는 누적 개발비는 총 100억원 규모다.
제작비용에서는 ‘리니지’가 ‘왕의 남자’보다 약 3배 이상이 투입 됐다. 그렇다면 매출에서는 어떨까. 관객 1명이 7000원의 티켓을 사서 영화를 본다고 할때 ‘왕의 남자’의 현재까지 총 매출은 약 574억원이다.
‘왕의 남자’라는 상품이 시장에 공개된 시간으로 생각하면 37일만에 574억원이라는 엄청난 수익을 낸 셈이다. 이는 하루 평균 15억5000만원의 매출이며, 투자대비 수익은 무려 8.5배다. 향후 판권을 해외로 수출하거나, DVD로 제작판매 할 경우 더 많은 추가수익도 예상된다.
‘리니지’의 경우는 서비스 3년째인 2000년 9월 회원수 500만명을 돌파하면서, 그 해에만 559억이라는 매출을 기록했다. 일회성으로 소비하는 영화와 달리 ‘리니지’는 월이용료가 2만9700원으로 꾸준히 수익이 나는 것이 특징.
2005년 현재 월평균 접속자수 200만명을 고려하면, 요금을 통해 벌어들이는 돈만 월평균 594억원이다. ‘리니지’는 안정적인 유저수를 기반으로 2001년 부터 연매출 1226억원을 돌파했는데, 이는 99년(매출 66억원)에 비교하면 18배가 성장한 것이며, 서비스 첫해인 98년(매출 2억2000만원)과 비교하면 약 557배가 늘어난 규모다.
집계에 따르면 98년 이후 2005년까지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단일게임에 대한 누적매출은 약 7500억원이다. 현재까지의 누적 개발비와 비교하면 무려 75배라는 어마어마한 수치가 나온다.
‘왕의 남자’와 ‘리니지’의 대결은 투자대비수익만으로 본다면 ‘리니지’의 완벽한 승리다. 하지만, 영화에서 ‘왕의 남자’가 나올 확률과 게임에서 ‘리니지’가 나올 확률은 사뭇 다르다. 2005년을 기준으로 봤을 때 한국영화제작편수는 총 82편이며, 외화를 포함한 총 영화상영편수는 319편이었다.
하지만 흥행 톱 10안에 든 영화 중 한국영화는 무려 7편. 82편 중 7편이 성공한다고 보면, 무려 10%의 가능성이다. 영화관객의 접점 역시 넓어져 10대부터 60대까지 전세대 전계층을 아우르고 있다.
반면 게임의 경우에는 대박쏠림현상이 무척 심각하다. 영상물등급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등급심사를 받은 온라인게임은 총 452개다. 이 중 등급보류된 게임과 패치업데이트 등으로 재심의를 받은 기존게임을 제외하고 신규출시된 게임은 대략 100여개.
이 중에서 무료로 운영되는 오픈베타테스트(OBT)를 마치고, 개발사에게 실질적인 돈이 들어오는 상용화단계까지 돌입한 게임은 ‘던전앤파이터’, ‘대항해시대 온라인’, ‘카발’ 등 3게임에 불과하다. 상용화율이 고작 3% 남짓한 것이다.
100편의 게임 중 3개꼴로 상용화에 들어간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97개의 게임은? 유저들이 지갑을 열기도 전인 OBT에서 영영 생을 끝내게 된다. 운좋게 해외수출에서 대박을 터뜨릴 수도 있지만, 그 역시 희박한 확률이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임에는 분명하지만, 불임율이 높은 것이 두 산업이 안아야 할 통제불능의 리스크다. 이상이 기사의 전문이다.
확실한 건 어떤 산업이건 대박이 있으면 쪽박이 있기 마련이라는 점이다. 아무리 돈을 투자해 개발 및 촬영을 한다 해도 그 결과는 예측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만든 사람의 의지를 떠나서 관객들이 이끌어준 결과다." ‘왕의 남자’ 이준익 감독의 말이다. ‘리니지’를 서비스 하고 있는 엔씨소프트 김택진 사장도 유저를 최우선적으로 생각하는 경영을 하고 있다.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기획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면 2% 부족한 블록버스터급 게임 및 영화들도 성공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 by 히사비사 | 2006/02/15 11: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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